20201121
역류성 식도염은 몸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나에게 걸어온 말들을 적어보려 한다.
몸 : 너 지금처럼 살면 진짜 죽을 수도 있어. 더 큰 병 걸리기 전에 정신 차리자. 식도 괄약근 좀 열어 놓을게 아마 좀 아플거야.
나 : 아 너무 아파. 제발 괄약근좀 닫아줘. 안그럴게. 다시는 과식,야식,폭식 안할게. 꼭꼭씹어서 입에서 아밀라아제 범벅된 가루로 만들고 삼킬게. 몸에 나쁜 음식도 먹지 않을게. 과자 끊을게. 커피도 끊을게. 불평 안하고 감사하며 스트레스 관리도 잘할게ㅠㅠ제발 고쳐줘.
몸 : 아닐걸? 내가 지금 식도괄약근을 닫잖아? 내가 장담하는데 너 3일이면 원래대로 돌아가서 이전처럼 살고 있을거야. 좋은 습관들이 몸에 완전히 배일 때쯤, 그때 닫을게. 널 위해서야. 잘 생각해봐.
나 : 니가 모르는게 하나 있는데. 나에겐 PPI가 있어. 하하. PPI를 며칠 먹으니 바로 괜찮아지네??
몸 :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멍청하구나. PPI로 위산이 억제되서 잠깐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없어진 것 뿐이지 고쳐진게 아니라고. 위산이 덜나오면 소화는 어쩔건데? 가슴만 안아프면 그만이야? 식도가 아니라 장까지 고장나 봐야 정신을 차리겠어?
나 : 그럼 어쩌라고? 어떡해야하는데?
몸 : 안아파질 때까지 생활 습관을 고쳐. PPI는 임시방편이야. 눈앞에 있는 고통만 줄여서 오히려 경각심을 없애. 거기 길들여지면 만성이 되는거야. 차라리 PPI를 끊어. 고통을 느껴. 그리고 그 고통이 온 원인을 찾아서 그걸 고쳐. 좋은 습관이 몸에 새겨지도록 그 고통이 널 도와줄거야.
나 : 얼마나 걸리는데? 나 벌써 200일째야. 200일 동안 열심히 관리했는데 아직도 식도 괄약근이 안닫히잖아.
몸 : 30년 넘게 몸을 망가뜨려놓고, 고작 200일? 기간은 니가 하기에 달렸어. 좋은 습관들을 만들면서 견뎌봐. 남은 삶이 달라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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