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7
역류성식도염에 걸리기 전에 나는 변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신경성 장염이 있어서 오히려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는게 문제였다. 내가 중학교 때는 학교에서 큰일을 보면 놀리는 분위기여서 학교 가는게 곤욕이었다. 화장실이 있는데도 가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신경성 장염을 더 악화시켰다. 화장실을 가지 못한는 상황이 설사를 유발했다. 모든 수련회와 수학여행이 고통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여행을 싫어하나보다. 아무튼 나는 변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고 나서부터 벌써 수차례 변비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변비의 고통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신경성 장염의 고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크다. 왜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고통과, 가도 안나오는 고통을 둘다 겪어야 하나 속상하다.
역류성식도염 자체가 변비를 유발한 건 아닌 것 같고, 역류성식도염 때문에 식사량이 줄었기 때문에 변비가 생긴 것 같다. 일단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줄었다. 하루에 최소 1번을 갔었는데, 지금은 2~3일에 한번 가고 있다. 또 배변 난이도가 증가했다. 원래는 변의가 있어 화장실에 가서 앉으면 부드럽게 바로 나와서 거의 1분컷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힘을 아주 많이 줘야 한다. 입구쪽 변은 수분의 거의 없다. 진작에 나왔어야 할 변인데 뒤에서 밀어주는 애들이 없어서 못나온거다.
그나마 이렇게 나오기라도 해주면 고마운거다. 어떤 날은 "오늘 망했구나" 느낌이 온다. 변의가 있지만 화장실에 가도 어차피 안나올걸 아는 그런 날이 있다. 억지로 힘을 주면 줄수록 변의는 심해지고 나오지는 않는다. 포기하고 나오는 순간부터 컨디션이 마이너스가 된다. 마려운데 나오지 않고 온 몸이 긴장한, 정말 기분 최악의 상태로 하루를 살아야 한다. 변의가 있어 화장실을 가도 안나온다. 정말 사람 미치는거다. 힘을 주면 줄 수록 항문은 더 닫히는 느낌이다. 왜 그런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이유가 있었다.
<힘을 줄 수록 더 안나왔던 이유>
http://hosp.ajoumc.or.kr/HealthInfo/DiseaseView.aspx?ai=1278&cp=1&sid=
"변을 배출하기 위해 과다하게 힘을 주거나, 오래 힘을 주게 되면 이완이 되어야 할 항문조임근이나 배변근들이 반대로 수축이 되어 변 배출이 더 안되게 되고, 따라서 더 많이 힘을 주게 되는 악순환으로 빠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출장애형 변비가 발생하고, 배출장애형 변비는 일반적인 변비약(하제)에 잘 듣지 않는다."
항문이 생각하기에 "아 이건 아니지, 이정도로 힘주면 안되지" 할 정도로 힘을 주면 배변모드가 아니라 '방어모드'로 전환한다. 항문은 잘 하고 있는거다. 힘을 주는 만큼 계속 이완만한다면 변이 아니라 장도 함께 빠져나올거다.
이런 일을 몇번 겪고 나서 나름대로 방법이 생겼다. 앉아서 어느정도 힘을 줬는데 안나오면 그냥 쿨하게 일어난다. "나오고 싶을때 나오든지" 라며 무시해버린다. 물을 계속 먹고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도 먹고 밥도 많이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나온다. 물론 부드럽게 나오진 않고 아주 굳은 변이긴 하지만 나오긴 나온다.
나는 섬유질도 많이 먹고 있고 물도 많이 마시고 있고 유산소도 하고 있어서 더 할 수 있는건 사실 없다. 먹는 양을 늘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 아침에 먹는 오트밀 양을 늘려보려고 한다. 40g먹으라고 되어 있는데 아침이라 입맛이 없어서 15g정도 먹고 있었다. 내일부터 30g으로 늘려봐야겠다.
인간으로 사는건 참 쉽지가 않다. 먹고,자고,싸고 이 세가지 문제만 없어도 참 행복할 것 같은데. 막상 문제가 없으면 당연해지고 행복의 증가 이유가 되지 않게 된다. 이런 우여 곡절 속에서 울고 웃다가 가는게 삶인가 보다.
<힘 주는 방법>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1/04/18/20010418702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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