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0
「신의 입자」 라는 책을 읽는데, 입자가속기의 모양을 베이글에 빗대어 설명한 대목이 있었다. 베이글의 형상을 떠올리다가 문득,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생각났다. 순간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너무 먹고싶었기 때문이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밀가루+튀김+설탕이라는 극악의 삼위일체다.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먹지 말아야할 음식 중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난 창조론을 믿는데, 세상은 인간이 불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조론을 믿지만 신이 선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기가 참 어렵다. 선하기를 기대하지만 세상이 설계된 방식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음식만 해도 그렇다. 가장 흔하고 맛있는 음식이 가장 몸에 좋으면 안되나? 왜 흔하고 맛있는 음식은 몸에 나쁠까?
라면을 먹으면 온갖 미네랄과 비타민이 공급되고, 도넛을 먹으면 홍삼을 먹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으면 안되나? 위에 좋은 음식이 '치킨'이고, 장에 좋은 음식이 '떡볶이' 이면 안되나?? 눈에 좋은 음식이 사탕이고, 뇌에 좋은 음식이 케잌이면 얼마나 좋아?
도데체 왜 흔하고 맛있는 음식들은 죄다 몸에 나쁜 걸까. 이것만 봐도 세상이 얼마나 인간이 불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더 높은 차원의 눈으로 보면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IQ100 언저리인 인간의 눈으로 보면 그렇다.
거기다 늙어간다니. 죽는것도 모자라 늙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 더 좋아지는게 아니라. 이가 빠지고, 관절이 닳고, 기억력이 감퇴하고, 얼굴은 주름으로 가득해진다니. 또 이별은 어떤가. 소중한 모든 사람과 언젠간 이별을 해야한다. 아니 도데체 삶은 왜 이토록 불행하게 설계된걸까.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을 창조한 존재에게 꼭 묻고싶은 질문이다.
만약 인생의 목적이 신을 만나는 것이고. 이 모든 상황이 신을 더듬어 찾게 의도된 것이라면 아주 성공적인 설계다. 도저히 그냥 살 수가 없다. 진짜 어떻게든 꼭 만나서 설명을 들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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