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
아침 8시쯤 수면 위내시경을 하러갔다. 서울메디케어 건강검진센터로 갔다. 어제 외래진료를 하고 하루 뒤에 내시경을 하러 간 것이다. (시설 끝내주고 엄청 친절하다. 단, 시설 투자비를 회수해야 해서인지 검사를 너무 권한다. 내시경하러 갔는데 복부CT와 초음파도 하자고 했다. 안한다고 했다.)
정말 두려운 마음으로 갔다. 2개월만에 10키로 이상 빠졌고, 의사선생님도 문제라고 하셨기 때문에 두려움에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갑자기 살이 빠지는 원인은 갑상선이나 당뇨일 수도 있다고 하셔서 혈액검사도 추가한 상태였다.
접수를 하고 탈의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가장 먼저 흉부 CT를 찍었다. 앞으로 한번 찍고 옆으로도 찍었다. 다음은 심전도 검사를 했다. 이어서 소변검사와 체혈을 했다. 체혈을 할 때, 피를 뽑는 젠더 같은 것을 팔에 꼽아놓는다. 이 젠더를 통해 피도 뽑고, 내시경할 때 약물도 주입한다.

체혈이 끝나고 내시경실로 갔다. 아침 일찍인데 대기자가 많았다. 내 차례가 왔고 침대에 누웠다. 입에 뭘 물었던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눈을 뜨니 수면실이었다. 선생님이 깨셨냐고 물어서 10분만 더 자겠다고 했다.
얼마 뒤 일어났는데,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자본 잠 중에 가장 꿀잠이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녹음을 해놓았는데, 그대로 옮긴다.
"위 내시경을 마쳤는데요. 진짜 기분이 엄청 좋아요. 이렇게 숙면을 취한적이 없는 것 같아요. 한 3년 만에, 3년이 사실 어떤 기간이고 평생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숙면한 적이 없어요. 와..진짜 눈을 떴는데 침을 흘리고 있고, 아 정말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수면 유도제의 효과겠죠? 일어났을 때 약간 어지럽고 기분은 엄청 좋았어요."
내시경에 엄청 쫄았는데, 내시경 자체는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걸 알았다. 몸부림과 구역질이 심했다고 하는데 기억안난다.
문제는 결과다.
두근거리며 진료실로 들어갔다. 같이 내시경 사진을 보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고 하셨다. 애매한 위염과 식도염이 있다고 심하지는 않다고 관리하면 된다고 하셨다. 목 이물감 얘기를 했더니, 갑상선일 수도 있다며 자꾸 복부 CT를 찍자고 하셔서. 갑상선이 목인데 복부랑 무슨상관이지 생각하며 싫다고 했다. 혈액 검사 결과는 내일 나오니 내일도 오라고 한다. 혈액검사로 갑상선과 당뇨 수치는 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치라서 갑상선 초음파와 복부 CT를(그놈의 복부 CT) 찍자고 하셔서 혈액검사 결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시설 너무 좋고, 직원들 다 친절한데 이런게 아쉽다. 투자 비용이 있고, 이런 시설을 셋팅해 놓았으니 이해해야지 싶었다.
신기하게도 내시경을 통해 내 식도와 위 상태를 정확히 알게되니 두려움이 사라졌다. 어제까지는 속이 좀 불편하면, 뭐지? 뭐 심각한 병인가? 그만먹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잘 먹지도 못했는데.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점심과 저녁도 병에 걸리기 이전 만큼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속이 편했다. 분명 어제 아침만 해도 두유를 다 못마실 정도로 속이 불편했는데, 심리적인 영향도 크다는걸 알았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관리를 잘 하려고 한다. 이제 건강하게 살을 찌우는 단계가 남았다. 5키로 정도 살이 찌면 될 것 같은데, 운동하면서 근육으로 찌우려고 한다.
살이 너무 빠지고 있어 두렵다면 내시경을 빨리 받고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회복도 빨라진다. 내시경 자체는 생각보다 행복한 시간이니 걱정말고 받아도 된다. (건강검진이 아니라 진료 후 받는 내시경은 실비처리도 된다.)
(20221007. 위내시경 결과 이상이 없다고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역류성식도염은 내시경 이후로도 2년동안 낫지 않았다. 내시경은 더 큰 병이 아님을 안심하는 정도의 역할이고, 역류성식도염에서 낫기 위해서는 관리를 계속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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