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31
오늘 좀 안좋다.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자다가 한두번 깨는게 일상이 됐는데, 최근에 옥수수수염차 까지 먹어서 이뇨작용 폭발로 지난 며칠 동안은 12시 2시 4시 6시에 깨서 화장실을 갔다. 심지어 깨고 나면 잠도 잘 안온다. 잠을 잘 못자니 회사에서 일하는데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가슴이 답답한데 잠도 잘 안오니까 감정에 까지 영향을 줘서 우울함이 몰려와서 이겨내느라 혼났다.
지난 여러 글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난 기독교인이다. 뼈독교인(뼛속까지 기독교인)이라서 모든 상황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해석한다. 세뇌인지 선택인지 은혜인지 뭔지는 잘 모르지만 결과적으론 그렇다.
아플때면 하나님께 묻는다. 왜 아픈건가요. 인간으로 사는건 왜이렇게 힘든건가요. 먹고, 자고, 싸는거 이정도는 문제 없게 해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너무 어려운 몸을 주시고 그걸 잘 사용할 지혜는 안주시면 어쩌라는 건가요. 등등. 계속 따진다. 그러다가 정말 '더' 아파서 따질 힘도 없어지면 찬양하고 기도하기 시작한다.
이게 진짜 웃기다. 평소에는 습관적으로 일요일에만 예배하고. 습관적으로 아침마다 큐티하고 습관적으로 자기전에 성경을 읽는데. 적당히 아프면 따지다가. 많이 아프면 진심을 다해 하나님을 찾는다. 고통과 고난은 진심을 만든다. 아플때 주로 '예수 나의 좋은 치료자' 를 부르는데 오늘도 예수 나의 좋은 치료자를 부르는 나를 발견했다.
고통의 이유가 무엇인지 내 지혜로는 다 알 수 없지만, 고통이 나의 완악함을 잘라내고 하나님을 찾게 하는 것은 맞다. 고통이라는 도구를 쓰시는건 사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하나님을 찾게하는 도구인 것도 맞다. 이번 고통만 없애주시면 앞으로는 고통이 없어도 찾겠다고 매번 약속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도 맞다.
오늘은 약속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어길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냥 고통이 찾아오면 따지는 과정 생략하고 바로 예배해야겠다. 예배하라는 신호로 알게요. 그렇게 하나님을 찾는게 익숙해지면 고통 없이도 찾겠죠?
(나중에 천국에 가면 꼭 물어볼게 있다. 내가 역류성식도염에 걸린 진짜 이유가 뭔지. 왜 이렇게 아팠는지. 아주 정확한 기전을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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