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시점은 역류성식도염에 걸리고 2년 이상 지난 후 입니다. 아직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살 만 합니다. 역류성식도염 베개를 사용하고 밀커튀가(밀가루,커피,튀김,가공식품)을 먹지 않으면 80% 이상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살 수 있는 상태입니다. 여전히 불편한 것들이 많지만 정말 죽을 것 같았던 지난 시간에 비하면 아주 살만합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역류성식도염을 고치기 위해 해왔던 일들을 기록해두었습니다. 그 기록들을 다듬어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20200416
나는 서울에서 혼자 사는 33살 남자다. 어느 수요일 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서 얼마 뒤 갑자기 숨이 안쉬어지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워서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고 부모님은 한시간여 거리를 차로 달려오셨다. 부모님 댁에서 진정을 취하니 숨이 차오르는 현상은 사라졌다. 다음날 부모님댁 근처 내과에 갔다.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했다. 내 증상은 아래와 같았다.
1) 소화가 안됨. 밥을 먹으면 위에 뭐가 걸려있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함
2) 목에 뭐가 걸려있는 것 같은 느낌. 침이 안삼켜지고 호흡도 어려움
3) 몸에 힘이 없음
의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많이 온다면서 위식도역류질환 같다고 했다. 약을 처방해줄테니 2주 동안 약을 먹어보고 다시 오라고 하셨다.
내가 왜 역류성식도염에 걸린건지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회사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옮긴 회사가 스타트업이었다. 아주 열심히 일을 해야하는 시기였고 팀장과 나는 퇴근 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을 했다. 주말에도 집에서 일을 한 적이 많았고 명절이나 휴일에도 일을 했다. 그 와중에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공부와 독서를 하며 쉼 없이 달렸다. 저녁은 대충 편의점 음식을 먹으며 인강을 듣고 공부를 했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자기 전까지 과자를 먹었다. 자주 있던 회식에서는 배가 터질 때까지 폭식을 했다. 어느날 부터 몸이 안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오전만 일하면 힘이 빠졌고, 점심시간에 잠깐 쇼파에 누웠는데 몸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다. 귀 근처 림프절이 붓고 혈변이 나왔다. 내과에 가서 약을 받아먹었지만 삶을 바꿀 생각은 안했다. 그렇게 피로가 누적되다가 호흡곤란이 오게 된 것이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몸이 도와준 것 같다. 이렇게 살면 정말 죽을 수도 있어서 식도 괄약근을 몸이 일부러 풀어준 것이다.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나를 멈추기 위해, 다리를 자를 수는 없으니 식도 괄약근을 열어 날 멈춰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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